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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30일 화요일

한국 가을의 단풍 등산-- 설악산, 내장산, 북한산

설악산 10/23 월  동부고속 터미날 출발: 한계령 -> 대청봉 -> 비선대 10시간 산행!!

아침 6:30분 차라서 지하철 타고 고속 터미날 가려면 더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관계로 아예 동부터미날 근처 찜질방에서 밤을 지냈다. 스파랜드라고 하는곳에서.

나중에 알았지만 그곳이 값도 싸고 크며 깨끗하고 시설도 젤로 나은 편이었다. 다른곳들은  더 비싸면서 좁기도 했고 시설도 낙후했는데 강남과 용산등 자리값 하느라 그랬나보다.

암튼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만나기로 한 미국 손선생님을 기다리며 여기 저기 구경을 하였다. 사실 나혼자 였다면 준비시간도 더 길었을 것이고 이것 저것 알아보아야 해서 시간이 없었던 나로선 여러가지 부실하였을 것이다.

터미널에서 보니 여러군데로 가는 버스들이 즐비하였다. 다음엔 나 혼자 여행 가더라도 그곳에 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목적지들과 가격들을 살피는중 그분이 왔다.

조금 흥분되는 마음으로 한계령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서 첨으로 하는 가을 단풍산행! 이라서. 그런데 나는 준비가 너무 부실 하였었다. 그 전날인 월요일날 내린비 이후로 기온이 뚝 떨어진데다 산속이라 위쪽은 얼음이 얼어 있었다. 그러나 나의 복장은 동네 집앞 앞산가는 식으로 긴팔 하나에 얇은 바람막이 점퍼하나 (이것도 혹시나 해서 전날 길거리에서 세일을 마침 하길래 이만원 주고 사길 그나마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바지속으로는 찬바람이 숭숭 들어왔다.

중간에서 쉬는 버스 터미날 휴게소에서 모자도 하나 샀다. 내가 가져온 머리 윗부분이 뚤린 헝겁모자는 그런곳에서 별로 도움이 안된다고 하여서 팔천원을 주고 하나를 샀다. 미국 돌아가서도 계속 쓸수 있기에... 그리고 장갑은 여분 가져오신게 있다고 빌려 주셨다. 경험이 많은 분이라 그런지 아주 꼼꼼하게 준비를 철저히 하셨다. 나중에 생각하니 나는 참 무모하였었다. 그런 힘든 산행을 하면서 준비를 너무 못했다.

그런데 그 산행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줄 정말 정말 몰랐다. 선생님의 나를 추켜 세우는 말만 믿고, 9시간 걸리지만 나는 마라톤을 뛰어서 더 빠를 것이라고 over estimate 하셨는데 나는 그저 그말만 믿고 Mission Peak정도로 생각했나보다. 거의 다섯 시간이 걸려 올라갔다가 (쉬는 시간 30분 포함해서)  내려오는 길은 정말 힘들었다.

설악산은 거의가 다 돌로 되어 있어서 정말 온몸을 다 써야 되었는데 특히 내려오는 길에 있었던 바위 산들, 혹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계단들 때문에 다친 내 다리로 내려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내려오는 첫무렵에 큰 바위에서 미끄러 지면서 오른쪽 다리 인대가 늘어나며 팔뚝에 상처를 입었다. 처음엔 팔 아픈것만 신경쓰이더니 나중엔 다리를 절룩거리며 내려오게 되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우리의 내림길을 오래 걸리게 하였는지...

아름다운 비선대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고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나!) 경치를 아픈 다리 때문에 별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정말 내려오는 길이 너무 아름다왔다.

그래서 8시간 걸리리다던 예상은 10시간으로 늘어나면서 나는 완전히 기진맥진 해졌다. 배도 고픈데 그분은 막차 시간 놓칠까봐 중간에 쉬지도, 먹지도 못하고 그냥 강행군을 하셨다. 거기다가 설악산 공원 입구에 다 내려 와서도 나는 택시를 타고 터미날로 가고 싶었는데 (정말 한발작도 더 못걸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택시비 아까우시다고 -내가 낸다고 했어도 ㅠㅠ- 결국 버스를 탓다. 이런게 누군가 함께 여행할때 힘든 점인것 같다. 의견이 틀릴 때 말이다.

내 생에서 가장 힘든 산행이었다. 여지껏은...
거리는 사실 그렇게 먼게 아니였는데 등산길이 너무 험하여서, 정말 내게는 고난이도 였는데 모르고 하였기에 했지 이젠 다시는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준비를 철저히 해가지고 넉넉히 시간을 갖고 즐기며 하고 싶다. 그분 말씀도 2일에 걸쳐 무박 이일 하는게 낫다고 하신다. 그런데 왜 내게 그리 무리하게 하게 하셨는지... 사실 내게 과시하고(?) 싶은 것도 있지 않았나 싶다. 그나이에도 그렇게 하실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어떤 자그마한 자기 과시가 아니었나 싶다. ^^

경치는 너무 멋졌다. 내설악, 외 설악 다 보았고 대청봉을 올라가는 길에서 보이기 시작한 속초항등 여러군데 경치들은 정말 내 입에서 경탄이 쉬지 않고 나왔다. 거기다가 전 날 내린비로 인해 나무잎들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들에 물방울이 밤새 얼었다가 아침에 바람에 날리며 내리는 모습이 꼭 진눈깨비 눈이 흩날리는 것 같았다. 얼음꽃들이 하얗게 앉아있는 나무들은 마치 봄에 매화꽃이 피려는 봉우리들 처럼 보여서 세상이 온통 꽃밭인거 같은 착각을 한때는 들게 하였다.

그리하여 단풍은 다 떨어져버리고 눈꽃이 핀 설악을 등반하게 되었다. ㅋㅋ
아마도 열흘전엔 왔어야 설악의 단풍을 제대로 보았을 것이라고 한다. 일주일 전에도 계속 비가 내리며 기온이 내려가서 아마도 그 비에 나뭇잎들이 다 떨어진 것 같다.

다음에 또 가을에 설악산을 등반할 일이 있다면 준비도 잘하고 코스도 잘 정하리라. :-)
힘든 고생은 교훈을 얻는다!


내장산 10/26 금요일  백양사 -> 백학봉 ->상왕봉-> 내장산 (입암쪽으로 하산) 6시간 걸림

원래는 정읍쪽에서 시작하려 하였는데 그 전날 묶은 곳이 담양쪽이다 보니 버스 기사의 조언을 받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백양사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러길 잘했다 왜냐하면 시골 마을마다 서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시골의 정서를, 분위기를 조금 맛보았다. 그런것이 이젠 좋다. 예전엔 길가 산들의 무덤들도 무서웠는데 이젠 정겹게 까지 느껴진다. 나이를 든 탓일게다. ^^
버스에서 내려서 백양사 입구까지 30분 이상을 걸은 것 같다.

암튼 다리도 다 낫지도 않아서 아픈 상태라 무리는 않할 계획이었으므로 천천히 등산을 하자고 마음 먹었었는데... 절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입하여 갈길을 정하려고 여기 저기 보았다. 상점 한군데 들려 막걸리로 한병사고. ^^

내 가방엔 군것질 할걸로 잔뜩! 거기다가 막거리면 나의 점심은 해결!

그런데 조금 올라가다가 함께 등산할 일행을 만났다. 그분도 혼자 산행이라 말동무도 할겸 심심찮게 잘 되었다. 나는 초행길이라 많이 헤메었을 등산길을 잘 안내하여 주셔서 따라 가기만 하면 되었기에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워낙 빨리 걸어서 이번에도 7시간 짜리를 6시간에 끝냈다는 ... ㅠㅠ 내 다리 :-( 그래도 나 때문에 늦어질까봐 뭐라 말도 못하고 그저 묵묵히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할 수 밖에 없었다.

점심엔 싸오신 도시락까지 나누어 주시어 감사하게 집밥을 먹었다. 김치가 꿀맛이었다!
집에서 재배한 무와 배추로 담근 김치라 그런지 더욱 맛있었다.

설악산에서 데인 결과로 여기선 무리하고 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힘들었는데 좋았던 것은 무엇보다 산 중턱부터 물들기 시작한 단풍들로 너무 이쁜 산행을 하였다. 거의 다 내려오는 길엔 냇물에 세수하고 피로 풀리게 발로 씻고 등등...

하지만 정작 내장산 main 입구쪽의 단풍은 못보았다. 항상 사진에 나오는 그 장면을 miss 하였다. 내가 다리가 아파 조금 빠른 다른 쪽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다.
다음엔 가을에 가면 꼭 보고 오리라!


북한산 10/29 월 우이동 쪽에서 백운봉 거쳐 사일구 탑쪽 까지 약 4+ 시간 코스

시작하는 계곡 입구부터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한 단풍의 절정으로 정말 아름다왔다.
한국의 산들은 아무리 짧아도 힘든다. 바위들이 많아서. 하지만 그 덕분에 또 등산하는 맛이 난다. 아기자기 하면서도 무엇인가 많은, 미국의 우리 집앞 미션픽 민둥산에 비하면 그야말로 보물같은 산들이다. 그늘에 쉬는 재미도 있고 계곡의 물을 보며 경치도 즐기고 등등.

그런데 무엇보다 나를 사로 잡은 것은 두번의 쉼터들 - 처음에는 산 중턱에 있는 "백운 산장" 이라고 유일하게 조그마한 가게/식당 같은곳이었는데 막걸리를 팔고 있었다. 경치가 너무 아름다와 그곳에서 막걸리를 안 마시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었다. 선생님은 산 오를땐 절대 안드신다고 하신다. 혹시나 사고라도 날까봐?... 내가 맛만 보시라고 권하여 막걸리 한사발을 시켜서 1/3 을 드리고 내가 나머지를 마셨다. 앞으로 보이는 인왕봉, 백운봉외 여러 봉우리들과 도봉산 봉우리들, 시내 광경들로 어우러져 단풍과 계곡등 정말 아름 다왔다. 외국 부부(독일)도 백운봉 정상에서 만났는데 너무 아름 답다고, 반했다고 한다. 한국서 이번 학기에 남편이 서울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친단다! 정말 멋진일인 것 같다. 아, 나도 한국서 일하고 싶다! 한 일년만이라도~

또 반했던 두번째는 산행 끝나고 들어간 식당이었다. 이름하여 "마루쉼터"!
앞쪽으로 들어갈땐 그냥 허름해 보이는 산장 식당인것 같았는데 들어가서 안쪽으로 가니 계곡을 바라보이는 쪽으로 테이블들이 죽 있었다. 다행히 주중에 시간도 어중간한 3시라 그런지 빈 자리가 여기 저기 보였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주말엔 줄을 한참 서서 기다려야 자리가 생긴다고 하신다. 그런데 왜 그런지 알만 하다. 음식 가격도 아주 저렴하면서 경치가 그렇게 좋은데 몇시간 기다린들 손해보는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

미국 같으면 그런곳에 식당이 들어 설리도 없지만, 있다고 한다면 가격이 엄청 비쌋을 그런 경치었다.

 나는 육개장 그분은 해장국과 막걸리를 드셨는데 정말 꿀맛이었다. 이상하게 그분과는 싼것만 먹어도 맛은 제일 있었다. 왜냐하면 힘든 산행을 끝낸 뒤라 그런것 같다. 미국 돌아가면 정말 크게 한턱 쏴야 할것 같다. 남편 얼굴은 미션픽에서 서로 만나 이미 알지만 얘기도 한번 하게 남편과 함께 식사를 해야겠다.

그곳에 앉아서 식사를 하며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보니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설악산의 무릉도원은 이번엔 못보았지만 이날 북한산에서의 두군데 쉰곳들은 정말 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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